모터쇼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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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 이대로 좋은가?

90년대 초… 중반이던가? 어쨌든 10년 쯤 전, 학생이던 시절 처음 가본 모터쇼에 이어 2005년 모터쇼가 내겐 두 번째 모터쇼였다. 독일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말 그대로 ‘국제’ 모터쇼에 가보는게 꿈이었지만 (관련 업계에 있었다면 쉽게 갔겠지만.. :-/) 그건 시기상조이..려나? 하여간, 본의 아니게 이번 모터쇼는 두 번 가게 되었다.

첫 날은 들뜬 마음으로 봐서 그런지 잘 모르다가 둘째 날엔 좀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뭐냐… 그건 바로 레이싱걸의 존재.

보통 모터쇼를 하면 직원들은 차의 광택을 유지하기 위해 연신 닦아낸다. 닦아도 닦아도 희안하게 금새 너저분해지는건 자동차이기에 관람객이 타보거나 지나가면서 만지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르게 우리나라 모터쇼도 이젠 앉아보게 한다. 그래서 직원들의 손은 더욱 바빠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경기장도 아닌 전시장에 ‘자동차’라는 연계고리만 있는 ‘레이싱’걸이 나타났다. 그들은 몸의 일부를 항상 차에 대고 있고 한술 더 떠 시트도 아닌 보닛에 올라가 앉는다. 긴 바지라면 또 모르지만 허벅지도 다 드러난 짧은 치마로 올라가 손도장과 다리도장을 서슴없이 찍어 놓는다. 역시 손이 바빠진 직원은 그 옆에서 닦아댄다. 올라가 앉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몸을 지탱하기 쉽게 항상 차에 손을 대고 기대기 때문에 레이싱걸을 중심으로 차는 온통 지문 투성이이다. 반짝거리는 차체와 수많은 조명으로 그 자국은 더욱 심하게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이런, 차체에 생기는 자국 보다 레이싱걸로 인해 차의 사진을 찍기 힘들다는게 가장 불만이었다. 찍는 내내 난 레이싱걸이 서있는 반대편으로 돌아가야 했으며, 양 쪽에 레이싱 걸이 있는 경우엔.. 야속하기만 했다. 왜들 그렇게 차를 가리고 서있는지… 심지어 사진을 찍으려 하면 직원이 제지하기도 했다. 이유는 달랑 ‘아가씨의 뒤에서 찍으면 오해할 수 있다.’ 였다. 언제 부터 모터쇼의 주인공이 여자가 됐지?

가장 큰 문제는… 수 많은 사람들이 차는 안보고 레이싱걸만을 보고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몰려 플래시가 터지는 (사실 전시장에선 플래시 안터뜨리는게 더 잘 찍힌다.) 곳은 어김없이 레이싱걸을 에워싸고 촬영에 열중인 모습들이다. 이에 답례로 레이싱걸들은 온갖 포즈와 표정으로 찍혀준다. 심지어 줄을 서가며 레이싱걸과 사진을 찍는 광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물론, 레이싱걸을 단순 상품으로 치부하며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레이싱걸들로 인해, 그들을 찍으려는 관람객으로 인해 본래 목적인 자동차를 제대로 볼 수 없다면 그건 큰 문제가 아닐까? 정 레이싱걸들로 부스를 채우고 싶다면, 이 방법을 권하고 싶다. 레이싱 걸도 걸레를 들고 주기적으로 차를 닦게 하라. 차에 자국을 남기지 않도록 긴 옷을 입혀라. 자동차를 촬영하려는 관람객이 있으면 차에서 떨어져 방해하지 마라. 마지막으로… 장갑을 끼워라.

그렇더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차를 보러 갔던 것이겠지… 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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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인지 가물가물한데.. 국내 업체에서도 스노우체인을 감았을 경우 바퀴 회전 반경을 변경시켜주는 장치를 설명하드라 스티어링에서 부터 앞바퀴까지의 장치들을 구석에 전시한걸 보았습니다. 재밌어서 한 15분 정도 그 앞에서 이거저거 만지작거렸는데… 꽤 좋더군요..
최군님 말씀대로 각 모델별로 인테리어만 경험할 수 있게 빼놓아도 되겠네요? 흐흐..

뉴욕 모터쇼 때 보니 하얀옷 입은 아저씨들이 윈덱스 같은 용액이랑 천조각 하나씩 들고 쉴새 없이 닦고 돌아다니더군요. 또 한가지 눈길을 끈 것은 기어노브며 각종 스위치류의 손잡이 같은 것들을 많이 빼놓는다는 것이었죠. 특히 수동기어는 쇠막대기만 남은 경우가 대부분.. Ford GT 옆에 그 무지막지한 아저씨 군단들이 기억에 남는군요. ㅋㅋ

오오.. 우리나란 언제 그렇게 기능적(?)이 되는 것일까?

장난 아닌 오타난발…불어에 이어..우리말까지..부족한지..나원참..

음..왜..이얘기가 안나오나 했지..
역시, 거북군이군..

나, 작년 빠리 모터쇼를 두번째 갔었어.
느낌점..한국처럼..벗어 제끼는 도우미언니들은 없고..그 부스의 분위기에 맞는 복장에..
원피스, 투피스 정장 타입 뭐..치마 길이의 다야함은 있지만..

작년의 특징은 다들..허리춤에..pda를 차고 주문을 받더군..전문적 기계설명이 필요하면..직원을 부르고, 일반견적 상담은 직접하더라..
도우미 언니들이..일반영원사원들이랑 별반 다르지 않음에 흡족해 했어..
대화가 통하는 도우미언니들..뭐..언어상 문제로 원활한 대화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내가 지향하는 모터쇼 부스모습이 아닌지..하는 생각으로 나왔다..

뭐, 첫해는 자동차 보기에 바뻐서..언니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

혹시 이게 악순환 되는건 아니겠지?
부익부빈익빈…. -_-;;;

서울 국제(?) 모터쇼가 늘 국제적, 산업적으로 내용이 빈곤한 행사가 되다보니 그런것으로라도 관람객을 유치하려는 건 아니었을까 싶고만.

국제 모터쇼라면 명색이 세계시장의 견지에서 자동차산업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장이어야 할텐데
아직 우리나라 회사들이 (점점 차는 잘 만들지만)세계 자동차 산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만한 역량까지는 없고…
외국 회사들은 서울 모터쇼를 한국시장 딜러 판촉전 정도로만 여기니 전략적으로 발표하는 컨셉카 같은게 있을리가 만무하고…

뭐 말은 국제 모터쇼지만 우리끼리만 보고 즐기는 자동차 전시회일 수 밖에 없지.

근데 매년 이런 지적이 나오면서도 이젠 관계자들을 별로 욕하고 싶지 않은게, 아직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그 정도로 평가받는 수준이 아닌데 모터쇼 닥쳐서 발에 땀나게 로비하고 뛰어다닌들 될 일은 아닌 거시라.

어쩔 수 없이 당분간은 과도기적 현상을 받아 들이며 관전 포인트를 도우미에 둬야 할 듯.
사실 모터쇼는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라기 보다 디카 동호회의 최대 축제가 아닐런지…흐흐…

어디까지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겁니다.
적절하게, 누구도 인상 찌푸리지 않게 할 수도 있을텐데… 아쉬울 뿐이죠…

레이싱 걸 의상 중 일부는 남성의 성적 판타지~에서 등장해 줄 것 같은 의상이던데(끈으로 동동 쌓인 종아리나 몸에 ㅤㅊㅘㄱ- 붙는 가죽재질, 그물스타킹, 토끼 머리띠 등등) 그런 의상일수록 열렬했던 남성들의 반응 덕분에 다음회로 이 열기가 이어질까(증폭될까) 매우 두렵군요-_-;
그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부 부스에서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분들이 더 튄듯도 싶어요;

자동차산업발전에 관심들이 잇는것인지 레이싱걸몸매발전에 관심들이 있는것인지…

수년전부터 모터쇼에 참관하지 않고 그냥 남이 직어올린 자동차 사진보는게 차라리 편하더군요. 나머지는 방송에서 촬영한거 보고.. 편안하죠.

전 차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차!에
근데 차는 별볼것도 없고 도우미만 잔뜩이라뇨.
아무리 남자가 예쁜 여자 보고 찾아온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네요.

쩝. 근데 시설은 코엑스가 좋긴 좋던데.

외모지상주의가 극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겠죠.

저도 남자니까 뭐 보면 좋긴하지만..
사실 뭔가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생각은 지울수 없더군요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레이싱걸 신드롬은.. 인터넷의 악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이를테면 레이싱 스포츠라던지..) 진정한 이해없이 그저 겉으로 보여지는 말초적 자극에만 온 신경을 몰입시키는 단발성 쾌락을 쫓는 현상…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쾌락의 대상을 그게 어디든, 언제든 보고 싶어하는 즉흥적 취향이 상업성과 잘 맞물려 레이싱걸 누드다, 레이싱걸 출신 MC다, 레이싱걸 볼 수 있는 모터쇼다… 이렇게 된게 아닐까 싶네요.

깊이없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현주소랄까… 아마 다들 저 처럼 생각을 하고 있어도 그 때 뿐이기 때문에 이 모양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깜박 잊고 안 썼는데요.. (헉.. 덧글을 두 개나 달다니…)
모터쇼 행사에 레이싱걸들이 없으면 심심할 거 같기는 해요.. ^^
문제는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게 문제겠죠… :,(

저도 정말 궁금해지네요.. 레이싱걸들 없이 모터쇼를 연다면 과연 그렇게 많은 관람객들이 올런지…
사실 요즘 열리고 있는 BAT 챔피언쉽 경기도 많은 관람객들이 온다고 하는데 과연 경기를 즐기러 오는건지..
레이싱걸들을 찍으러 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그나마 르노삼성자동차 부스는 언니들 유니폼을 점잖은 정장차림으로 했더군요.. 관람객들의 눈을 차로만 집중할 수 있게 한 조치라고 하던데 안타까운 건 양산차 종류가 다양하지 못해서.. :.(

제가 그랬듯… 차만 찍고 싶으면 상당히 오래 죽치고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차를 타볼 수 있어 아주 좋긴 한데 사진을 찍으려면 그게 좀 힘들죠.. 흐흐흐…
제가 찍은 XK8은 정말 10분 정도 멀거니 기다리다 찍은… :-/

전시된 차 사진을 좀 제대로 보고 싶은데 모터쇼 찍었다는 대부분 블로그엔 하나같이 레이싱 걸 찍은 사진밖에 없더군요. —
사람 군더더기 붙지 않은 미끈 늘씬한 자동차 군(양)의 바디라인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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