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삶의 위험 : ‘우리들의 블루스’ 한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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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삶의 위험 : ‘우리들의 블루스’ 한수를 보고

tvN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연결되며 진행되는 와중에 해당 회차의 주인공 이야기에 더 할애되는 방식. 처음 주인공은 차승원이 분한 ‘최한수’와 이정은이 분한 ‘최은희’.

둘의 풋풋한 첫사랑이 나오며 이야기는 보는이로 하여금 미소와 함께 추억을 꺼내게 하지만 시작부터 한수의 힘겨운 현실을 보여준다. 딸의 꿈을 위해 부모가 모든 것을 희생하는 가족의 모습. 한수 자신이 가난한 집에서 어렵게 자랐기에 농구선수의 꿈을 포기했던 것 처럼, 꿈 없는 삶을 딸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딸을 위해 살고 있는 한수.

하지만 한수의 딸은 골프선수. 들어가는 돈은 한수의 수입으로 충당이 어려웠다. 집도 팔고 결국 돈도 빌려가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상황. 인생의 목표가 딸을 골프선수로 성공시키는 것이 되어 버렸기에 모든 것이 맹목적이 되어버렸다.

 盲目的 사리를 따지지 않고 덮어놓고 하는 (것).

더는 돈 빌릴 곳도 없게 된 상황. 어릴 적 친구 은희에게 빌리기 위해 거짓말까지 동원하게 된다.

결국 딸과 부인은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귀국하려 하지만 한수는 인정할 수 없었다. 딸의 꿈을 이루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 골프가 주는 행복을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행복이 아닌 골프만 보고 있는 한수. 한수의 이런 맹목적인 자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그를 매순간 채찍질 한다. 더는 행복하지 않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도.

우리는 종종 맹목적이 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시작이었다고 해도 감정이 개입되고 타인의 시선과 괜한 자존심이 개입되는 순간 우린 맹목적이 된다. 한수는 자신의 경험까지 더해져 스스로 더욱 매몰되고 말았다.

딸에게 행복을 주던 골프, 하지만 더는 행복을 주지 못할 때 다른 것을 찾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행복이 아닌 골프가 목표가 된 순간, ‘목적’ 자체를 잃은 그 순간, 한수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매순간, 피곤하게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던 것이었나?’ 라고 의문을 갖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린 종종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여유가 필요하다. 괜히 애플워치가 쉼호흡을 가다듬으라고 알리는게 아니다. 풉.

머리도 가슴도, 중간중간 나태하게 널부러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잠시 돌아보는 것이다.

그나저나 드라마 배경인 제주도.. 다시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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