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엄마와 아기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아기와 엄마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장한 딸의 죽음을 맞는 엄마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내 개봉 제목은 컨택트. 오래 전, 조디 포스터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SF 영화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하는 바람에 괜히 삼류 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예고편을 접하며 기대를 하게 되었고, 연이은 호평 또한 갈등하게 만들었다.
예전에 흥행하는 SF의 필수조건은 놀라운 시각효과, 또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엄청난 미래기술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언제 부터인가 흔히 말하던 특수효과는 ‘효과’를 뛰어 넘어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기본적인 영화기법이 된 듯 하다. 거기에 CG 같지 않은 CG 단계에 이르러 실사를 더욱 실사답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맡아 기술과 무관한 영화들도 시각효과는 여느 SF 영화 못지 않게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더 이상 SF 영화는 미래를 맛보여 주는 것 만으로는 재미를 볼 수 없는 시대이다. 엄밀히 말해 SF 영화가 장르적 성격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고찰이 기본적으로 깔리기도 하고…
이 영화 역시 단순히 거대 UFO가 지구의 주요 도시에 나타난 것을 소재로 했지만, ‘인터스텔라’, 예의 ‘컨택트’ 처럼 영화가 말하려는 것은 ‘사랑’ 이다. 사랑.. 외계인의 정체, 목적, 거대 UFO 기술, 과학자들의 능력, 이 모든 것은 다 전채요리일 뿐.
사랑을 말하는 SF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강추한다. 단, 영화 후반으로 치닫는 시간이 되어서야 ‘아……..’ 하는 신음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