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른, 아홉은 세 친구의 이야기이다. 서른 아홉이 되도록 각자의 바쁜 삶을 살아오다가 한 친구의 암선고로 인해 지난 삶을 되새기고 각자 잊었던, 손 놓고 있던 것을 다시 보며 우리의 삶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
12화까지 진행되며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암선고를 받은 친구를 만나며 서로의 관계,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는 친구들. 친구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새로운 것을 동시에 준비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은 충분히 공감이 가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요즘 드라마는 예전의 권성징악 이야기와 달리 완전한 악역은 없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행동과 말은 알고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공감이 가는 캐릭터들이다. 전미도가 분한 정찬영은 이무생이 분한 김진석과 연인관계 였지만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면서 – 이 부부의 사연도 하나의 드라마 수준 –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 항상 둘의 관계가 껄끄러웠던 아내는 찬영을 비난하지만 직접 찬영에게 이야기를 듣고 이성적으로는 납득하게 된다.
진석 부부의 이야기를 보면 아내 선주(송민지분)도 진석을 속여 결혼하게 된 것이다. 그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나 선주 입장에서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편 진석과 찬영의 관계를 부정하게 되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동시에 찬영의 입장에서 보면 진석의 책임감 때문에 다른 여자와 부부가 되었지만 어쨌든 진석과는 더 오래 전 부터 연인이었으니 결혼을 했어도 친구로 지내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고 – 비록 좋게 보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 충분히 괜찮은게 아닌가 싶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12화를 보지 않은 상태이다. 앞으로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 가능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이미 겪었던 작은 이야기들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삶 속에서 겪은 순간순간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서로의 공감을 받기에 충분한 이야기들이다. 단지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척점에 서서 공감받지 못하고 공격의 대상이 될 뿐.
지금까지 나온 인물 중 공감하지 못한 인물은 두 명이었던 것 같다. 손예진이 분한 차미조의 남자친구 아버지, 그리고 생모. 이 둘이 어떤 과정과 이야기를 갖고 있기에 그런 말과 행동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 둘은 나쁘다. ㅎㅎㅎ
그런데 장주희로 나오는 김지현 배우는 음치로 나오지만 찾아보니 뮤지컬 배우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는 전미도가 음치인척을 했는데 여기에서는 김지현이 음치….